휴대폰 통화녹음 앱

  어제 뉴스에 휴대폰 통화녹음 앱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뉴스에 나온 통화녹음 앱의 주요기능은 일단 전화가 오거나 걸을 때, 전화 통화와 동시에 모든 통화기록이 자동으로 녹취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항상 어떤 거래를 성사시키 든 간에, 구두가 아닌 종이로된 계약서 등의 증빙서류로써, 눈에 보이는 형태를 띤 것만 합법적인 계약서로 인정받을 수 있었고, 당연히 계약 당사자가 알든 모르든 서류상에 기재만 중요시 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구두유언장, 구두계약 등 말로 하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구두로 계약을 체결하는 일들이 자연스러워 지고 있다. 

  실례로 집집마다 인터넷이나 전화 및 스마트폰이 일반화되고 보편화되면서 전자상거래나 텔레마케팅이 국내 시장을 점유한 이유로, 빠르고 간편함을 추구하기 위해 실비나 생명보험 등의 보험계약 및 계약연장 시에도 구두상 계약의 일환인 약관동의에 관한 사항이 녹취로 이루어 지고 그러한 녹취록이 법적인 효력도 갖게 되었다. 

  과거에 펀드나 보험 등을 가입할 때 약관에 대한 설명을 서류로만 준비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히 말로써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문제삼아 투자금을 전액 환불해주라는 판결사례가 발생하면서, 일말의 여지도 두지 않기 위해 미궁책으로 만든 자연스럽게 고착화된 현상이기도 하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사람들이 이런 통화 녹음 앱을 일부러 찾아 설치하는 이유는 일반인들이 대기업을 상대로 어떠한 법적분쟁에 휘말렸을 때, 대기업에 맞서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나 대안으로 녹취록이 떠오르기 때문 이라고 하는데, 법적 분쟁 시 통화 녹취내용이 증거자료로써 법정 증거능력을 인정받은 사례도 종종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뉴스를 보니 다양한 종류의 앱 들이 검색만 하면 아무때나 설치할 수 있도록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와 있었다. 말 한마디에도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 속담이 있듯이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경감 하게 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제가 있다. 그 통화녹취란게 대기업과 통화할 때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 사람들이 말하길 내가 아는 지인들과의 대화도 놓치는 대화는 없는지 습관적으로 확인하려고 녹취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청을 위해 녹취를 한다니 좀 아이러니 하다.

  만약 내가 그 녹취의 대상이 되어진다면 어떨까? 상대방의 의도야 어찌되었든 취재한 자료에 따르면 피해망상으로 이어져 누군가 나를 도청하는 것은 아닌지 항상 의심부터 하게 될 것 같고, 언변이 조심스러워지면서, 인간과의 관계도 소원해 지고, 왠지 모를 찝찝함에 항상 떨 떠름한 기분으로 살게 될 거란 뉘앙스의 대답이 돌아왔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녹취가 근본적인 목적으로만 쓰여진다면야 일부 대기업의 횡포 앞에 놓인 한 없이 작은 약자로써 녹취록이 든든한 지원군도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이런 녹취를 다른 용도로 악용하여 지인이나 다른 이를 괴롭히는데 사용하게 된다면, 나 또 한 그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개인 간의 통화 녹음은 불법 도청에 해당되어 죄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고한다. 통화 녹취 앱을 이용할 때에는 이 점도 유의해 가며 타인을 배려한다면,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용될 것이라 본다.